겨우살이

★☆★☆★   황금나무- 상기생  ★☆★☆★

  겨우살이는  파란 겨울 하늘을 배경삼아 잎을 떨구고 나목만 드러낸 나무에 새둥지처럼 달려있어서 사람들에게 곧잘 눈에 띄게 됩니다. 새둥지려니 하고 무심결에 스쳐가기 십상이지만  노란 초록빛으로 ';와이';자를 잇달아 만들며 자라는,  줄기와 잎으로 엉긴  색다른 모습의 식물임을 알게 됩니다. 겨우살이는 겨울에만 잎이 달리는 나무가 아니고 늘 푸른잎을 가지는 상록성 식물이나 매달린 나무의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가 드러나는 겨울에만 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식물이 바로 간신 기능 부족으로 인한  허리와 무릎의 통증 및 임신중의 태아와 산모를 보호하고 자궁출혈과 요통에도 쓰이는 상기생이라는 약재입니다.

다른 나무의 한 가지를 점령하고 살아 가는 겨우살이는 그 나무의 양분을 가로채어 먹고 사는 기생식물입니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서  녹색 식물처럼 이산화탄소와 물과 햇빛을 이용하여 탄수화물을 만드는 광합성을 하는 한편으로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여 숙주에게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아 가는 반-기생 식물입니다. 또  어느 나무에나 붙어 기생하는 것이 아니고 참나무류, 오리나무, 버드나무, 팽나무, 밤나무, 자작나무와 같은 활엽수만을 골라 그 뿌리를 내립니다. 그래서  ';기생혹';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겨울에도 푸르다고 하여 ';동청';이란 한자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 어디에나 자라며 가지는 Y자처럼 두 갈래로 계속 갈라지고 끝에 두개의 잎이 마주나기하며 가지는 둥글고 황록색입니다.  잎은  피뢰침처럼 생겼고 진한 초록빛으로  도톰하고 육질이 많으나 다른 상록수처럼 윤기가 자르르 하지는 않습니다. 꽃은 암수 딴 나무로 이른봄 가지 끝에 연한 황색의 작은 꽃이 핍니다.

그리고 가을이면 굵은 콩알만한 노오란 열매가 달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축하파티가 열리는 방문간에 걸어 놓고 이 아래를 지나가면  행운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또 마력과 병을 치료하는 약효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었으며   요즘 유럽에서 가장 널리 쓰는 천연 암치료제가 바로 겨우살이 추출물입니다. 독일에서만도 한 해에 3백톤 이상의 겨우살이를 가공하여 항암제 또는 고혈압, 관절염치료약으로 쓰고 있습니다.

겨우살이와 같은 기생 식물인 겨우살이과에 속하는 식물에는 붉은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들이 있습니다.

붉은겨우살이는 겨우살이의 한 품종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랍니다. 모든 특성이 겨우살이와 같지만 열매의 색은 옅은 노랑색이 아니고 붉은색으로 익는다는 것이 다릅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에서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육박나무 같은 주로 잎이 넓은 늘푸른나무를 숙주로 하여 자라는  상록성 식물입니다. 잎의 모양은  둥근 타원형이며 잎 뒷면에는 붉은 빛이 도는 갈색 털이 가득 나 있습니다.

꼬리겨우살이는 밤나무와 참나무에만 한정해서 자라고  두개씩 갈라진 짙은 갈색의  가지에 주걱처럼 아래는 뾰족하고 위는 평평한 잎이 마주 달립니다. 황록생의 작은 꽃은 줄기 끝이나 겨드랑이의 꽃차례에 두개씩 마주보며 드문드문 달리고 여름이 시작될 즈음 피기 시작합니다. 역시 둥글고 노란 열매가 달리는데 익으면서 열매를 매단 줄기가 아래로 쳐집니다.

동백나무를 비롯하여 사스레피나무, 사철나무 들과 같이  따뜻한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늘푸른 작은 나무들에서 자라는 동백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 목포, 흑산도 같은 남쪽의  섬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다른 겨우살이와는 전혀 다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녹색 마디가 많은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고  마디와 마디 사이의 줄기는 편편합니다.  잎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퇴화하여 비늘처럼 마디의 윗끝에 돌기 모양으로 달립니다.

옛 의학책에는 상기생(桑寄生)이라 하여 뽕나무에서 자란 겨우살이만을 약으로 쓴다고 하였으나 우리나라에는 뽕나무겨우살이가 자라지 않습니다.  뽕나무겨우살이는 참나무와 오리나무 등에 자라는 겨우살이와는 생김새가 다릅니다. 잎이 넓고  줄기가 갈색이며 열매도 갈색으로 익습니다.

중국에는 대략 3백 가지쯤으로 겨우살이가 있으며 그  대부분을 약으로 씁니다. 겨우살이는 기생하는  숙주가 되는 나무한테서 물과 영양을 빼앗으므로 당연히 숙주나무의 성질을 닮기 마련이고 기생하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서 약효가 다르게 나타나리라 여겨집니다.  그러므로 아무 나무에서나 함부로 채취해서 약으로 쓰면 안됩니다.

우리 나라에서 나는 겨우살이 중에서는 꼬리 겨우살이 중에서도 반드시 참나무나  떡갈나무에서 자란 것만을 약으로 씁니다. 버드나무나 밤나무 같은 데서  자란 것을 달여 먹으면 두통 증상을 보이는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고 합니다. 채취는 아무  때나 할 수 있으나 겨울부터 이른 봄 사이에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말린 겨우살이를 오랫동안 두면 황금빛으로 변합니다. `황금가지'라는 이름도 이 때문에 생겨난 듯합니다. 우리 나라에도 겨우살이를 방안이나 부엌, 마구간에 걸어 두면, 뱀, 지네, 쥐며느리 같은 독벌레들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열병이나 못된 귀신이 피해 간다고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항암효과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우리 나라의 겨우살이는  진짜 황금에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닌 `보물나무'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